최근에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했다. 입사하고 9년동안 50kg 중반대를 유지하다가, 올해들어 하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삐죽내미는 뱃살과 보고싶지 않았던 나의 여성스런 신체구조에 머리가 아득했다.

그러다 2달 전에 업무가 바뀌게 되면서 예전의 일상을 되찾게 되자, 1일1식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금은 7kg를 감량한 상태다. 남들과는 달리 난 이상하게도 다이어트 하나만큼은 독하게 잘 실천이 된다.

 

여튼 몸은 가벼워지고 있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줄어들고 있는 줄 알았는데 또 고질적인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나의 정체성에 대한 것.  생각이 많아지고,  아는 것이 많아지면,  아이러니하게도 모르는 것이 더 많구나 라는 역설의 당황스러움을  뒤로하고 그간 걸어왔던 지난 행보,  지금하고 있는 일, 이뤘던 성취?, 게으름과 부지런함 사이의 딜레마에서 경계인 마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마치 뻗어버린 바보 컴퓨터가 된 기분이다.

 

고백하건대, 나는 심각한 길치다. 하지만 인생에서도 길치다. 이리저리 무질서한 방향으로 잡다한 상념들은 흐트러지고 있고,  의식흐름의 기법이라고 핑계대고 싶지만 실은 심각한 무질서 혼돈의 상태,  딱 더도 덜도 아니다.

 

문득 피천득 시인의 수필에서 '은전 한닢' 에 나오는 거지가 그저 은전 한닢을 가지고 싶었다는 말이 떠올랐다.

난 거지의 은전 한닢처럼 미친듯이 내 정체성을 찾고 또 찾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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